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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천국과 지옥을 만드는 선거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천국과 지옥의 이야기다.  천국이나 지옥이나 자기 팔보다 긴 젓가락이 주어지기는 마찬가지이나, 지옥에서는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자기 입으로 넣으려 하기 때문에 모두 다 배를 곯는 반면, 천국에서는 자신의 젓가락으로 집은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먹여주기 때문에 배부르게 살 수 있다.

 

 우리가 삶에서 겪고 있는 두려움과 불안함도 약간은 이런 지옥의 모습을 띠고 있지 않은가? 내가 저 녀석을 먹여주었을 때 저 녀석이 나를 먹여준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하지? 음식이 도처에 널려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획득하는 것이 몹시 힘들때는 더욱 그렇게 된다.  결국 천국이 되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가 있는 집단은 천국처럼 살 수 있다. 역으로 신뢰가 없는 집단은 지옥처럼 살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 집단은 심판이 필요하게 되어 지도자를 뽑고 권위를 부여한다.  그러나 판정권한을 갖게 된 심판은 공정하게 분배해 주기는 커녕 자신이 그것을 다 차지하려고 한다. 심판에게 의존했던 사람들은 다 털리게 된다. 마치 황새를 옹립한 개구리나, 빵의 절반을 나눠달라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했던 두 아이처럼...

 

  지금은 왕정시대나 독재자의 시대가 아니므로 외향적으로는 황새와 같은 심판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판의 후예들이 있다. 뛰어난 거간꾼들이다. 그들은 계의 '오야' 노릇을 한다.  계원이 너무 많아져 개인 각자의 힘으로 누구를 신뢰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게 되자, 이 '오야'는 젓가락으로 음식을 자신에게 주면 그것을 보관했다가 다시 돌려줄 것이라고 한다. 조금의 수수료를 떼고. 그것이 정부이고 은행이고 플랫폼 사업자들이다. 그들이 권력이 되었다.

 

현실적으로는  높은 도덕적 자질을 가진 권력자들도 견제가 없다면 반드시 불균형의 정보를 이용한 사리사욕의 유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권한의 분산으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시스템은 언제나 필요하다.

정보를 가진 그들이 결탁할 수 없도록 모두가 눈을 똑바로 뜨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