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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와의 화해

자아야. 에고야. 무의식아
오늘도 호르몬을 쫙쫙 뿜고, 전기자극으로 찌릿찌릿하게 가슴을 시렵게, 허하게 만드는구나.

지금 뭐라도 행동하라는 거지?
뭐라도 해야 안심이 된다는 거지?
바둥바둥하고 발버둥치고 몸부림 쳐 달라는 거지?
내가 대응을 안하면, 내가 주의를 줄때까지 계속 생각을 밀어올리고 , 감정의 풍랑을 만들거지?

전기자극으로 가슴에 더 큰 구멍을 만들어, 더 크게 시리고 허한 느낌을 줄거지?

이해는 해. 알겠어. 너는 나를 더 편하게 해주겠다고 나름대로 하는거지?
고마워.

허지만 No, Thanks 야.

너는 그냥 발버둥이 목적인 존재야.
발버둥을 먹여주면 먹여줄수록, 더 큰 욕망을 토해내지.

너를 따를수록 가슴에 구멍이 더 커지고, 더 아파지고, 허해지고 진이 빠지지.

하지만 너의 존재가 싫지는 않아.
너가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어른스러워 질 수 있었을까?

앞으로 나를 더 찾아와도 되.
너로 인해서 나 스스로를 이해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야.

네가 나를 찾아오는 횟수가 줄어드니까
나를 이해하는 기회도 줄게되니 도리어 약간 섭섭해

그래서 가슴이 시리면,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반가워.
아직도 내 무의식에 자아가 활동하고 있구나. 결핍감이 있구나 알게 되거든.
이번 기회를 통해 자아의 정체를 확인하고 한번 더 발전하겠구나.

사실 너는 별도의 유니크한 존재가 아니야.
어떤 물건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면 그때 그때 자동으로 호출되는 하나의 프로세스야. 네가 처리했던 것들을 기억하고, 그것을 네가 주관헀다고 착각하고 있지.

너는 소환될 뿐이야. 다시 소환되기 위해 감정을 연출해내고 이 몸과 뇌가 거기 걸려들길 바라지. 어떻게 보면 안쓰러운 상황이지. 감정의 낚시바늘을 물어줘야 먹고사는데...

내가 감정에 잘 걸려들지 않으니 너를 보는 것도 기회가 주는구나.

하지만 알아. 너는 항상 내 안에 있다는 걸. 다만 예전처럼 감정의 파도를 만들지 않고, 뒤쪽으로 물러나서 담담하게 너의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낚시질 하지않아도 굶어죽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안것 같은데?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