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에 나오는 술꾼에게 묻는다. 왜 술을 먹냐? 대답은 '창피해서...'이다. 뭐가 창피하냐고 물으면 '술 먹는다는 사실이..'라고 답한다. 중독은, 자신의 꼬리를 물고.. 먹어가며 자신을 점점 파멸시켜 가는 '꼬리를 문 뱀'과 같은 자기파괴적 특성이 있다. 초기에는 짜릿한 자극에 집중하게 되지만, 남는 것은 자기혐오와 허탈함이고..그러한 수치를 잊고 싶어 더 탐닉하게 되나, 남는 것은 더 큰 자기 혐오일 뿐이다.
이러한 중독으로부터 누구나 탈출하고 싶다고 느끼지만 쉽지 않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중독을 탈출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이 특별히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에 중독된 사람은, 중독이 주는 짜릿한 자극 없이 도대체 왜 사는가? 라는 질문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술 없이 무슨 재미로 살아. 와이프는 매일 잔소리만 하고 애들은 나를 별로 존경하지도 않아. 세상은 모두 나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나는 특별히 살아야 할 이유나, 희망이 없어. 여기서 술까지 끊고 나면 무슨 재미로 살지?'
그러나 그건 단지 '생각'이다. 막상 끊고 나서 생활을 단순히 하면, 그러한 단순함이 주는 리듬감으로부터의 활력이 생긴다. 그 활력은 자신감을 키워주고 그 자신감은 더 큰 활력을 주는 순환적 메카니즘이 있는 것이다. 이 순환은 꼬리를 물고 먹어들어가는 악순환과 다르게, 선순환을 그리며 나선형태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이 선순환은 경험을 해봐야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독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이 선순환의 고리는, '생각'을 통해 인지 할 수 없다.
중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