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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개념, 고정관념, 스피노자

우리는 특정 사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라는 차별적 특징을 가지고 개념으로 삼는다. 스피노자는, 인식하는 각각의 개체가  사물의 무수한 특징들 중, 어느 특징에 좀 더 반복적으로 노출되었는가가 이 개념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령 개의 형상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는 거의 차이 나지 않는다.  뇌에 맵핑된 형상의 공통적 특징이 새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는 무섭다', '개는 귀엽다' 라는 개념은 개체의 개에 대한 경험에 크게 의존하다.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간을 흐름으로 인식하는가?' 논의에도 추후 사용된다. 최조에 두개의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1이 일어나고, 연접해서 사건 2가 일어났을때 우리는 사건 1과 사건 2는 별개의 사건, 혹은 인과의 가능성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다음에도 사건1이 일어나고 사건 2가 일어나면 우리의 신체, 두뇌는 사건 1을 사건 2의 원인으로 추측한다.   

 우리의 뇌는 사방이 막힌 컴컴한 방에서 들어오는 전기신호를 경험 하고 있다. 전기신호가 하나씩 들어올때마다 그의 벽에는 우주가 맵핑된다. 초기에 하나의 신호1 은 불분명하지만 많은 가능성으로 맵핑된다.  신호 2가 들어오면 신호 1은 신호 2와 100%의 관련성을 갖는다. 하지만 추후 신호 3이 신호 1과 더 연접해서, 반복적으로 입력되게 되면 신호 2 타입은 신호1타입과 무관한 것으로 멀어진다. 즉 인과관계가 약해진다.   

인간이 시간을 한방향으로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신호들이 순차적으로 입력될 때 그 신호들에 과거로부터 경험으로 추론된 인과관계를 재부여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체 안에서 설립되는 이미지들의 연쇄에 따라서 우리의 정신 안에서 일어나는 관념들의 연쇄도 외부 사물들의 실제적인 유사성이나 공통성과는 독립적으로 형성 된다. 이미지들의 연쇄를 지배하는 것, 그래서 관념들의 연쇄를 지배하는 것은 외부 사물들의 실제적인 유사성이나 공통성이 아니라 그 외부 사물들이 우리의 신체를 변용시키는 빈도나 강도 같은 것들이다. “신체 안에서 사물들의 이미지들을 질서 지우는 것은 각자의 습관이다.” 따라서 우리의 보편 개념들이 사물들의 이미지들에 의존해서 형성되는 것인 한, 우리가 마주치는 사물들이 다른 만큼, 우리의 역사와 경험과 습관이 다른 만큼 우리는 서로 다른 보편 개념들을 가진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이러한 개념들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 신체를 좀 더 자주 변용시켰고, 그래서 정신이 더 쉽게 상상하거나 상기했던 사물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이러한 개념들은 각자마다 달라진다.” 보편 개념은 “자주 경외하면서 고찰된” 사물들의 보편적 이미지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게 된 관념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보편 개념들은 우리에게나 모델이지 자연 자체의 모델이 아니다. 스피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