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감정뿐만이 아니고 감각도 생각도 판단도 기억도 습관도 내게 속한게 아닙니다.
나에게 속한 것이라면 내가 콘트롤 할 수 있어야지요.
하지만 그것들은 콘트롤이 불가능합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때 불쑥 나타나 머물다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불현듯 사라집니다.
그것들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나' 라는 존재는 단지 그것들을 관찰하고 구경할 수 있을 뿐인데
그것들을 조절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합니다.
내가 그것들을 조절하기 보다는, 그것들이 모여서 '나'라는 착각을 만들어 내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이 발생했을때 그것을 당장 내 몸에서 없애겠다는 것은,
몸에 난 상처를 당장 낫게하겠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천둥번개를 당장 멈추어야겠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한 의욕이 클 때 부정적 감정은 더욱 커집니다.
사라지기를 바라는데 사라지질 않으니 느낌은 더 불쾌해집니다.
부정적 감정은 더 심해집니다.
몸에 난 상처를 자꾸 건드려서 덧나게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나중에는 상처가 빨리 낫기를 바라는 이 조급한 마음, 생각의 습관이 처음의 부정적 감정보다 더 문제가 됩니다.
조금의 괴로움도 감당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이 조급한 마음,
그러면 안된다는 사회적 고정관념이 박아놓은 질책하는 마음,
참을성이 부족한 마음
이들 사이의 부조화가 고통을 증가시킵니다.
부정적 감정이 우리를 후회나 불안, 두려움으로 이끌때 우리가 해야 취해야 할 행동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궁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이 상처에서 벗어나야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 욕심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어떻게 내려놓아야 할까요?
그냥 내려놓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감정과 고통에 완전하게 항복하는 것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 또한 충동이다.
이 충동을 따르지도, 저항하지도, 판단하지도 않고 오직 관찰하며 이 고통과 충동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겠다..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먹고 포기하고 있으면, 희안하게 고통이 불현듯 사라집니다.
이것이 붓다가 발견한 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