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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열심히 안하기

동트는새벽 2021. 10. 28. 11:22

열심히 안하기는 정말 어렵다.
시도해 보니 내 평생 가장 어려운 도전이다.

이 사람을 만나면 내가 이게 부족해 보인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내가 모르던 정보를 새로 알게되면 이것도 몰랐다고 한탄하며 열심히 그 분야를 공부한다.

이러다 보니 한 분야에 공부가 깊어지기도 전에, 만나는 사람이 많을 수록, 새로운 정보가 많을수록 촉새처럼 마음이 움직인다.
앎이 가벼우니 섣부른 시도는 계속 실패한다. 그 실패를 죽을 때 까지 반복하며, 노력이 부족하다고 한탄하며 더 노력하며 헛발질로 자신을 소진시켜가면서 괴로워한다.

그래서 사람과 정보와의 접촉을 피하는게 도움이 된다. 자연인이 되는 것이다.
자연인이 되지 않고 이 열심병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사람에게 아무 시도도 하지말고 가만히 있는게 득이 된다고 이야기 해줘도 그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몸에 열심병이 붙어버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열심 중독이다.

보통 중독은 어디가 아파서 죽기 직전까지 몰려봐야 끊을 수 있다. 술과 담배가 그렇다. 그리고 사회에서도 그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도리어 사회에서는 이것을 독려한다. 정확하게는 자본이 교묘하게 독려한다. 그래서 더 끊기 어렵다.

우리 모두는 그것에 쇄뇌당해 열심히 뭔짓인가를 하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가지고 투자라는 명분으로 짤짤이 도박을 하고 있다.

몇번의 사기에 당했다. 대부분 잘 모르는 분야에의 투자였다. 주식에 들어가서 탐욕에 사고 공포에 파는 일을 반복하며 전주들에게 돈을 헌납하였다. 그때도 뭔가를 열심히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내가 살고 싶은 곳에 땅사고 집사고 살았으면 결과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지금도 가만히 있는게 어렵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계속 움직일 것이다.

그게 인간의 고통이다. 여섯개의 관문으로부터 도적놈들이 나의 곳간을 함부로 드나든다.

여섯마리의 원숭이가 이리뛰고 저리뛰며 난장판을 만들어 놓는다.

그 놈들이 빚어놓은 자아라는 놈이 뭔가 행동을 하라며 계속해서 전기로 뇌를 지진다.

이 녀석과 싸움이 쉬울리 없다. 그래서 인생은 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