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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생각으로 피곤한 인생

동트는새벽 2023. 2. 25. 13:58

우리가 멍 때리고 있을 때에도 뇌는 일을 합니다.

DMN(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기능이 켜집니다.

DMN 모드는 마치 컴퓨터의 절전 모드와 비슷하게 최소한의 에너지로 뇌의 각 모듈들이 협업하여,

마치 소가 무의식적으로 되새김질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우리 마음은 내부에서 추동이 되어 이리저리 배회합니다.

주요 주제는 사람들관의 관계, 자아성찰이나 미래 계획 등입니다.

 

DMN 모드에서는 주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더 많이 듭니다.

이는 우리 조상이 생존을 위해 불안 모드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에게 이러한 불안모드가 없었다면 물리적으로 약한 우리의 조상들은 살아남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생태계의 일부로써, 생존을 위해서는 부정적 생각, 즉 '불안 모드'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이 불안한 상태에서 우리는 불편함을 느끼고 무기를 만들고 문명을 이뤄내어 진화의 말단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과거의 생존에 유리했던 DMN 이,  현대에는 도리어 너무 자주 활성화되어 우리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DMN 과 행복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 현대인은 일하는 시간의  50%는 DMN에 빠져 딴 생각을 하며,  딴 생각을 더 자주 하는 사람은 집중하는 사람보다 덜 행복한 상태라고 합니다.  

DMN 이 자주 활성화되는 사람은 이미 불안이나 우울감으로 고생하고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교대로 충돌하고 자극하면서, 이로부터 유발되 스트레스 각성이 점점 강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적 좀비 모드에서  빠져나와, 의도적으로 뇌를 의식적 수동 조종 모드로 전환해야 합니다. 

한 방법으로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종의 사마디 명상입니다.

우리 행동의 90% 정도는 자동화 모드로 진행되지만, 의식적으로 행동을 하면 DMN 모드가 약화됩니다.

물론, 그래도 불필요한 생각은 계속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현재에 집중하는 훈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다 보면 뇌가 변화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뇌가소성이라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훈련을 하다보면, 결국 자신을 부정적으로 강화하던 DMN에 머무는 시간은 줄어들고 스트레스 각성은 줄어들며, 좀 더 괴롭지 않은 상태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집중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돌발적인 집중 방해 요소가 나타났을때 이를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구체적인 액션을 사전에 준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없다면 어떤 충동이 나타났을 때 그것에 바로 매몰되기 쉽습니다.

이것을 IF~ , THEN 기법이라고 부릅니다.

만약  자신이  일에 집중하다가 갑자기 머리속에서 어떤 충동이나 욕망이 발생했다고 칩시다.

가령 갑자기 뭔가가 먹고 싶거나, 어제 있었던 짜증나는 사건이 떠올라 주의를 뺏어가는 상황이 그런예가 될 것입니다.

가령 이럴 때는 손가락과 책상을 30초간 두드린다 라고 계획을 세워두는 것입니다.

if "충동",  then  "30초 책상두드리기" 라는 규칙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속에서는 항상 감정과 충동을 담당하는 뇌의 변연계 모듈과, 이를 통제하는 신피질이 경쟁을 합니다.

보통 감정과 생각이라고 우리는 부릅니다. 보통 먼저 의식에게 도달하는 것은 감정입니다. 동물발생의 초기부터 있던 원시뇌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물리적인 속도가 더 빠릅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피질은 뒤늦게 도착해서 의식에게 비난의 말을 건넵니다. 그것이 생각입니다. 그렇게 부정적 생각이 떠오르면 변연계는 더 스트레스를 받고 부정적 감정을 생성시켜 신피질의 부정적 생각을 유발합니다.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이 때  30초를 지연시키는 행동은 의식을 잠깐 다른데로 돌려서 시간을 버는 사이, 신피질이 활동할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의식이 이성적 생각에 동조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가끔은 주의를 의도적으로 살짝 분산시켜서, 의식의 집중력을 장기적으로 유지시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 뇌는 멀티태스킹도 불가하고, 그렇다고 한 가지 일에 집중을 잘한는 것도 아닙니다.
딱 한 가지 일에 과도하게 집중하면 뇌 과부하가 와서 뇌가 금방 지치게 됩니다.

집중의 중간 중간 잠깐잠깐의 멍때림은, 오히려 집중력을 살짝 분산시켜서 뇌가 금방 지치지 않게 도와줍니다.

도리어  잡생각이 일어나는 빈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집중 이외에도 현대 사회에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바나 시절, 검치 호랑이와 대응할때 유용했던 습관들을 버리거나 절제해야 합니다. 그 중의 하나는 입력되는 불안한 정보의 양을 줄이는 것입니다.

 

또한 과다한 생각으로 폭주할때, '생각멈춰!'  라고 스스로에게 경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하고 과다한 생각에 빠져들때마다 이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를 되새겨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이 소위 위빠사나 명상입니다.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라는 책을 리뷰한 지식은날리지 님의 동영상을 보고 정리해봤습니다.

이전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경전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뇌과학과 심리학을 통해서도 부처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